MBC 다큐프라임 '죽음을 부르는 도박 중독'을 보았다. 거기 보니 도박 중독에 걸린 사람들도 나오고 도박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도 나오고 도박중독임을 인정하면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나오고 도박 중독을 벗어난 사람도 나오더라.

 

그런데 내가 볼 땐 도박중독 끊기 모임 따위 나가는 걸로는 도박 중독을 절대 못 끊는다. 의사가 말하기를 어떤 중독자는 7년만에 재발해서 찾아왔다고 하는데, 도박중독은 확률을 공부하기 전에는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도박이라는 것은 약물중독이나 기타 쾌감 중독과는 다르게 뇌의 지적인 부분을 마비시켜서 일어나는 중독이기 때문이다. 

 

방송을 보니 아내손을 꼭 잡으면서 지옥에서 빠져나왔다고 좋아하는 월셋방 아저씨가 나오던데, 내 장담컨데 언젠가는 다시 도박에 손을 댈 것이다. 왜냐고? 그 아저씨의 서재에 확률에 관한 책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박중독의 유일한 해결책은 확률 공부 밖에는 없다. 확률을 알게 되면 도박 중독에 빠질 수가 없다. 자신이 돈을 꼴아박은 종목 자체가 확률적으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걸 모르기 때문에 계속 돈을 꼴아박고 빚을 지고 그러다 자살을 하는거다.

 

물론 확률을 몰라도 돈을 따는 방법이 딱 하나 있다. 그건 바로, 한큐에 돈을 따고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아서 확률의 농간에 놀아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탐욕의 존재다. 한번 따면 또 딸줄 안다. 그리고 여러번 하면 할 수록 점점 확률에 수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돈을 잃게 되는 확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확률을 공부한 사람이다. 덕분에 도박으로 큰 돈을 잃지 않았다. 주식을 할 때는 큰 돈을 번 적도 있으나, 당시에는 주식은 도박이 아니라는 망상에 빠져 있던 관계로 계속 매매를 하다 결국 번돈을 모두 꼴으면서 주식이 도박임을 배웠다. 스포츠토토는 대놓고 도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확률이라는 것은 절대적이면서도 상대적인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우주의 법칙 정도가 아니다. 매우 주관적인 동시에 객관적인 진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령, 도박에는 더블 업이라는 게 있다. 이론적으로는 더블업을 하면 돈을 잃을 수가 없다. 가령 2배짜리 도박이 있다면 잃을 때마다 베팅액을 2배씩 늘리면 잃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연패가 나오게 되면 현실적으로 자금에 문제가 생기고 패배할 수 밖에 없다. 꼴아박는 양은 더 늘어나고 결국은 패배할 수 밖에 없다. 연패가 나올 확률은 희박하다. 하지만 연패가 나올 수도 있다. 매우 희박하지만 꼴아박는 입장에서는 그런 확률이 나와버린다. 몇 만분의 1의 확률로 돈을 딸 수 있다면 몇 만분의 1의 확률로 돈을 꼴을 수 있는 확률 역시 동일하다. 문제는 그런 희박하고 비극적인 확률이 도박 당사자에게는 희한할 정도로 잘 일어난다는 것인데, 이것은 단순히 운명에 농락당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되고 양자역학과 평행우주를 이해하는 동시에 확률에 대한 철학마저 겸비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운에 시달리며 돈만 계속 꼴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확률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도박으로는 돈을 딸 수 없다. 물론 심리의 통제가 가능해서 운이 매우 좋고 딱 한번 대박친 후에 다시는 도박에 손을 대지 않는다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경우라도 도박에서 돈을 딴 운에 상대적으로 작용하는 불운이 다른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령 복권으로 큰 돈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 돈을 탕진하고 자살하던가 가정에 불화가 생기던가 심지어 당첨 사실을 알고 심장마비에 걸리는 사람이 다 이런 불운의 반작용을 겪는 사람들이다.)

 

행운에 당첨될 확률만큼 불운에 당첨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리고 운이라는 것은 당겨 쓴 만큼 불운이 찾아오게 된다. 확률적으로 따지면 이런 말은 궤변처럼 들릴 수도 있다. 동전이 앞면만 10번 연속 나왔다고 해서 그 다음이 뒷면이 나오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동전을 100 번 정도 던지게 되면 50번 정도는 앞면이, 50번 정도는 뒤면이 나온다. 물론 80번 앞면이 20번 뒷면이 나올 확률도 분명히 있긴 있다. 하지만 이것 마저 10000 번으로 늘리면 거의 5000 번에 수렴을 하게 된다.

 

도박은 사실 50:50의 확률이 맞다. 그런데 당신이 참여하는 도박은 50:50이 아니다. 카지노 같은 경우 하우스비에서 뜯기게 되고, 스포츠 토토 같은 경우 배당에서 뜯기게 된다. 50:50의 게임이라도 배당은 1.87이다. 나머지는 토사장이 먹는다. 이런 게임을 반복하면 할수록 한두번 딸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다 뜯겨서 토사장이 다 따게 되고 당신은 빈털털이가 된다.

 

그렇다고 도박에서 절대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그건 절대 아니다.

 

 

 

 

 

Posted by 레전드베터
,